『시급하지만 인기는 없는 문제: 예술, 언어, 이론』

『시급하지만 인기는 없는 문제: 예술, 언어, 이론』

지음  이동휘, 이여로

발행  미디어버스, 기획:1

쪽수  208

일시  2022

ISBN  979-11-90434-33-1

15,000

80 in stock


Description

예술은 어렵고, 예술에 대한 말들은 더 어렵다… 정말? 

이 책은 “예술, 언어, 이론은 어렵다”는 말에서 시작한다. 책을 읽고, 작품을 보고, 내뱉게 되는 ‘어렵다’는 개인의 불평, 불만이나 부족함으로 치부된다. 미학 연구자 이동휘와 작가 이여로는 이 ‘어려움’을 ‘공부해서 극복하자’고 말하지 않고, ‘어렵다는 게 무슨 뜻인지’, ‘어려우면 어쩌자는 것인지’ 자문한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한 질문, 단순한 활동은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한다. 어떤 작가를 리서치하고, 어떤 이론을 공부하고, 어떤 작품을 만드는, 그런 활동과 교육들이 제도의 안팎에서 활발한 것에 비하면, 인기가 없는 문제다. 반대로 초보자, 학생, 아마추어는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전문가로 성장해,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예술에 대한 한 마디 말이라도 주고받고, 일상의 간단한 손재주라도 부린다. 그런데 왜 어떤 말은 예술이론이고, 어떤 말은 개인의 생각일까? 왜 누구의 손재주는 미학적 실천이고 누구의 손재주는 장난 취급을 받을까? 이러한 구별의 기준은 대개 암묵적이고 관행적이어서 누구도 명확한 이유를 말하기 어렵다. 

나아가 이론과 언어는 예술과 학문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생활세계 역시 스스로의 이론과 언어으로 존재하지만, 그것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우리의 관심이 여전히 ‘특별한 예술작품, 이론, 작가’에만 머문디면, 그러한 관행과 제도에 접근할 수 없는 우리들 대부분은 초보자, 학생, 아마추어로 남는다. 즉 앎의 권리를 박탈 당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급한 문제이기도 하다.

 

예술에 대해서가 아니라, 예술을 통해서 생각해보기

따라서 이 책은 예술을 논하지 않는다. 예술을 통해 언어와 이론의 문제를 생각해본다. 우리가 그것을 선생님이나 교과서, 전문가를 통해 전달 받아왔던 관행과 달리, 그것은 각자의 자리에서 만들어진다. 각자의 직관을 재료 삼아, 단순한 조작의 반복으로 언어에 이르는 그 과정을 우리는 예술에서 관찰한다. 따라서 이 책은 거창한 사상가의 이론과 개념이 아니라 ‘어렵다’에서, 회화가 아니라 낙서에서, 음악이 아니라 소리를 들어보는 활동으로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한 자신의 ‘이론하기’는 물질과 개념을 오가며 독립된 언어에 이른다. 우리가 일상을 일상적이라고, 단순함을 단순하다고 무시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작고 결정적인 권한을 갖게 된다.

 

책 요약

  1. 예술이론은 좀 어렵다. ‘그것이 정말인지 아닌지를 독자가 당장 알 수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는 예술이론의 어려움을 극복하기보다, ‘어려운 예술이론’ 자체를 생각해보는 데 관심이 있다.
  2. 예술은 사적이다. 따라서 감상자 각자가 예술이라는 게임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이러한 예술작품성은 개인의 해석적 의지와 역량 외부에서 규정되지 않는다.
  3. 우리가 예술에서 감탄하고 좋아하는 것들, 그것은 예술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을까? 나는 예술의 의미가 아니라, 의미가 생성되는 과정을 예술에서 되짚어 보기로 했다. 그것은 완성된 작품을 말하는 일이 아니라, 혼란한 생각과 감각이 하나의 언어로 체계화되는 과정이다.
  4. 우리는 예술을 말한다. 그리고 무엇에 대하여 말하기 위해 언제나 ‘개념’이 동원된다. 어떤 이론가의 개념, 어떤 철학자의 개념이 아니라, 다만 생각의 단위로 개념을 이해한다면, 예술에 대한 일상적인 말과 생각도 사실은 개념적 판단이고, 예술은 언제나 개념을 통해 말한다.
  5. 예술 작품을 ‘문자 아닌 언어’로 간주해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춤추기’와 ‘낙서하기’를 통해 언어에 이르는 더 구체적이고 단순한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우리의 말과 행동을 ‘정돈하고’ 그 다음을 ‘지향하는’ 이중의 동작이다.
  6. 예술에 대한 어떤 말이나 글을 예술이론이라고 부를만한 예술이론성의 척도는 어디서 찾아야하나? 바로 언어이다. 예술이론은 이론이기 이전에 말이고 글이다.
  7. 어떤 글이 이론인가? 글의 성격이나 완성도로는 이론과 이론 아닌 것을 구분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론은 설명이고 설명은 ‘왜냐하면’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은 원인을 알고 결론을 내리는 ‘따라서’가 아니라, 일단 말하고 뒤따라 이유를 만든다는 점에서 자기생성적이다. 즉 언어에 이르는 방법이다.
  8. 예술이론성이 성립할 조건이란, 예술이론들의 언어를 ‘①배열에 포함한다’, ‘②그리고 대조한다’가 전부이다. 내용의 정확성, 사실성, 박식함이 아니다.
  9. 그렇게 자기만의 언어를 갖추면 모든 것이 만족스럽게 끝날까? 하나의 언어는 다른 언어들을 만나며 끝없는 의사소통의 세계에 진입한다. 그 언어 이후의 삶. 
  10. 이 책을 공동 집필한 과정을 스스로 기술하며 다음을 증명한다. 이론-텍스트의 내용이 그에 상응하는 이론가-텍스트의 형식을 언제나 보장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론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규정할 때 이론가 역시 이론의 환경이자 매체로 포함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