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Breathe)〉

〈호흡(Breathe)〉

만든이  데미안 리 (Damien Lee)

발행일  2026년 1월 31일 

크기  XXL (총장: 80, 어깨: 55, 가슴: 60, 소매: 25, 착용예시: 176cm/64kg/男)

사양  일본 TOMS社 면 100% 티셔츠, 실크스크린 인쇄

44,000


Description

 

티셔츠 전면에 물고기 혹은 물살이의 두상 이미지가 인쇄되어 있다. 프레임에 의해 잘린 두상은 때론 존재를 증명하는 상징으로, 때론 보이는 그대로 신체의 절단과 죽음을 지시한다. 수산시장을 오고가는 데미안은 그 죽음 이후의 호흡이 어떤 삶이 될 수 있냐고 물었다. 이미지는 착용자의 몫이 되었다.

 

옷과책에 데미안이 입고한 티셔츠 〈호흡〉 곁에는 회화작가 겸 활동가 노예주의 출판물 『후구의 초상』이 놓여 있었다. 사뭇 다르고 또 무관했던 두 텍스트는 그 이미지로 잠시 연결되었고, 나는 『후구의 초상』을 〈호흡〉에서 크롭된 몸통으로 읽어보고 싶어졌다.

 

『후구의 초상』은 예주의 비질(vigil) 경험을 기록한 책이다. 늘상 지나다니던 동네 복집의 파란 수조 안에는 복어들이 마냥 평범하지 않은 모습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왜 이렇게 동그란 몸을 갖게 된 걸까.’ 형태에 대한 질문은 이내 고향과 서식지에 대한 상상으로, 그 다음날의 방문으로 이어진다.

 

 

그 중 유달리 움직임이 없던 한 복어를, 복어의 일본명 ‘후구’라고 부르며, 고유명사도 대명사도 아닌 그 간극 속에서, 예주는 후구의 움직임과 모양새, 작은 특징과 매일매일의 변화를 기록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구경은 목격(Vigil)이 되어 간다.

 

후구의 초상을 그려 수조 앞에 붙여놓은 까닭은, 다른 이에게도 ‘횟집 복어’가 아닌 존재이길 바랐던 것일까, 회화란 언제나 그런 일이었을까. 다음날, 빈 자리가 뜻하는 죽음을 확인하러 가는 대신 예주는 그 죽음을 상상하며 책을 만든다.


다시 〈호흡Breathe〉으로 돌아와보자. 두상-이미지가 무엇을 뜻할지는 정해진 바 없다. 다만 인간의 표준 체형을 웃도는 티셔츠의 크기는, 착용자로 하여금 “왜 이렇게 동그란 몸매를 갖게 된 걸까”(4쪽)라던 예주의 질문을 재현시킨다. 어느 다랑어의 두상-이미지를 우리 몸통 위에 얹고 다니는 건 어떤 일일까? 죽음 이후의 호흡이 어떤 삶이냐 묻는 데미안과, 인간-동물들에게 다른-동물들을 기억하자는 예주를 거쳐, 읽기에 의한 입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