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LER : Shrunken fit cropped t-shirt : emo :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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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tton 100%
Size M / L
Length 64 / 65
Chest 51 / 52
Shoulder 42 / 43
Sleeve 17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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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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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율러의 ‘DON’T GET EMO’ 티셔츠에 그려진 인물은 Emo의 전형을 따른다. 창백한 얼굴과 비대칭의 백발, 커다란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2000년대 대중문화가 만든 emo 캐릭터를 압축한다. 그 위에는 금지 표식처럼 붉은 원과 대각선이 겹쳐지고, 아래에는 ‘DON’T GET EMO’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Get emo’라는 말은 감정적으로 변하다, emo처럼 굴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즉, ‘DON’T GET EMO’는 ‘울지마’, ‘emo처럼 굴지 마’ 정도로 읽힌다. 

‘Emo’는 1980년대 중반 미국 워싱턴의 하드코어 펑크 신에서 등장한 말이다. 일반적으로 ‘emotional hardcore’ 또는 ‘emocore’의 줄임말로 설명되며, Rites of Spring과 Embrace 등이 초기 밴드로 거론된다. 당시 하드코어 펑크가 사회와 정치에 대한 분노를 강력히 드러냈지만, 이들의 음악은 내향적이다. 관계와 불안, 상실, 마음의 동요 등 개인적인 감정을 전면에 내세운다. 등장 당시에 주류 펑크가 아니었기도, 그리고 하드코어 펑크 신 내부에서 자신의 음악에 ‘감정적이다’라는 특징을 붙이는 행위를 못마땅해했다. 자처해서 ‘Emocore’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Emocore’는 감정적인 가사와 공연 방식을 조롱하기 위해 구분하는 표현에 가까워 당사자들은 이 명칭을 달가워하지 않았었다.

이후 1990년대의 Emo는 지금처럼 외형이 뚜렷하지 않았다. 인디 록과 포스트하드코어 등 여러 흐름이 섞이며 내면적인 가사, 급격한 강약 변화, 섬세한 기타 연주처럼 음악의 정서와 연주 방식을 설명하는 이름에 가까웠다. 2000년대에 들어서 My chemical romance, Fall out boy, 등의 밴드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Emo라는 단어의 쓰임도 크게 넓어진다.

음악적으로 서로 다른 밴드들이 언론과 대중에 의해 Emo라는 이름 아래 묶였고, 장르를 가리키던 단어가 점차 특정 청소년의 외모와 태도를 설명하는 표현으로 확장된다. 소위 말해 우리나라에서 중2병이라고 불리우는, 흔히 Emo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한쪽 눈을 덮는 검은 생머리, 짙은 아이라인, 슬림한 티셔츠, 스키니진, 스터드 벨트, 컨버스나 반스 같은 단화가 Emo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Emo를 즐기는 이들의 취향 또한 장르 안으로 포섭되어 해골, 하트, 눈물, 창백한 만화 캐릭터 등도 emo를 대표하는 시각적 기호가 된다. 

이 시기의 Emo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밴드가 MCR(My chemical romance)다. 2006년 <The Black Parade>에서 제라드 웨이는 짧은 백발 머리에 나폴레옹 자켓을 입는다. 죽음과 상실을 다루는 앨범의 서사와 무대 연출이 더해져 MCR은 대중이 떠올리는 Emo의 이미지와 강하게 결합한다.

재미있는 건, Emo의 3대 밴드로 기억되는 MCR의 보컬 제라드 웨이는 스스로 emo가 절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제라드 웨이는 emo로 분류되는 밴드들과 MCR(My chemical romance)의 음악에서 공통점을 찾기 어렵고, 여러 인터뷰에서 자신의 밴드를 Emo로 규정하는 것에 반발했다. MCR의 음악에는 펑크, 포스트 하드코어, 헤비메탈, 글램 록, 고딕과 록 오페라 등 여러 요소가 뒤섞여 있었다. 

당시의 emo라는 단어에는 음악적 분류를 넘어 자기연민에 빠져 쉽게 울고,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우울한, 긴 앞머리로 한쪽 눈을 가린 청소년이라는 전형적 이미지까지 따라붙었다. 일부 언론은 이에 더해 emo를 ‘위험한 청소년 문화’나 자해 컬트처럼 묘사했고 MCR이 그 중심에 있는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제라드 웨이는 MCR의 음악을 이런 이미지 안에서만 이해하는 것을 거부했다. 

태극기 집회, 클러버, 대기업 종사자를 떠올려보자. 머릿속에 바로 이미지가 그려질 것이다. 이런 집단의 이미지가 강한 집단은 속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간에 전형적인 인물로 만든다. 그 이미지가 선명하면 선명할수록, 그 단어에 포섭되는 대상은 더욱 납작해진다. 제라드 웨이는 어쩌면 이 지점을 경계했을지도 모른다.

이 배경을 알고서 다시 티셔츠를 살펴본다. 가운데 해골 분장을 한 캐릭터가 백발에 나폴레옹 자켓을 입고 있다. 제라드 웨이다. ‘DON’T GET EMO’는 ‘나를 emo로 받아들이지 마’라는 뜻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 레터링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Emo의 배경과 따라붙는 이미지, MCR이 emo의 대표처럼 소비된 과정과 당사자가 그 분류를 거부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어야 한다. 밴드 이름을 대문처럼 새긴 티셔츠보다 그 밴드를 둘러싼 장르 논쟁을 이야기하는 옷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이 티셔츠의 착용자는 취향과 음악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 단순한 ‘애호’를 넘어서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분석 했는지 또한 드러낸다. 율러가 가상의 대학교 SCNY를 다니는 학생의 옷을 구현한다는 구조를 떠올리면, 이 한 장의 티셔츠를 통해서 그 학생이 얼마나 좋아하는 것에 집요하게 파고드는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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