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LER : Shrunken fit cropped t-shirt : emo :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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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tton 100%
Size M / L
Length 64 / 65
Chest 51 / 52
Shoulder 42 / 43
Sleeve 17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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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00

2 in stock


Description

율러의 컬렉션을 살펴본다. 탈색을 한 남자가 단정한 느낌의 셔츠 셋업을 입은 사진이다. 사진의 테두리에는 풀 보더 스캔(Full-border scan)된 중형 필름의 블랙박스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 중형 필름으로 찍은 사진이 아니라면, 컬렉션을 기록 사진처럼 편집한 의도는 무엇일까?

전개하는 옷을 살펴보면 락밴드의 부틀렉 티셔츠, 모즈룩, 밀리터리, 캐주얼한 캠퍼스 스타일이 공존한다. 얼핏 보면 다른 취향의 옷들이 이질적으로 섞여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율러의 옷들은 하나의 인물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는다.

율러의 하우스지기 양창훈은 플로리다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뒤로 종종 들었던 질문 ‘뉴욕은 가봤냐’에 착안해 가상의 학교 SCNY(Systemic College New York)를 만든다. 그간 수집해 온 대학교 굿즈와 드림 시어터의 앨범 〈Systematic Chaos〉으로 구성된 세계관 속에서, 음악을 전공하며 ROTC에 복무 중이고 락을 좋아하는 SCNY 재학생의 옷을 만들었다.

우리는 종종 한 사람을 하나의 스타일로 이해하려 한다. 그 사람의 착장에 락시크, 고스, 아메카지, 미니멀과 같은 이름을 붙이고, 이를 통해 착용자의 성격을 예상하거나, 항상 비슷한 옷을 입을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복장은 복장 자신의 목적을 갖는다. 군복은 훈련을 위해, 학교 후드는 공동체에 속하기 위해, 부틀렉 티셔츠는 애호하는 음악을 드러낸다. 한 사람이 입는 옷이라도 이유는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율러가 보여주는 것은 하나의 브랜드나 스타일보다 누군가의 옷장이다. 그 옷장에는 ROTC 훈련날의 옷, 수업이 있는 날의 옷, 공연을 보러 가는 날의 옷, 팬이었던 밴드의 굿즈 티셔츠가 함께 존재한다. 그 옷들은 밀리터리, 부틀렉, 캠퍼스, 모즈룩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로 갈라지기 전에 하나의 옷장에 모여 한 사람의 삶을 증거한다.

복장의 선택에는 나이, 지역, 환경, 경제력, 직업 등의 이유가 개입한다. 살아갈수록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지 못하게 될 수도, 싫어하던 것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한결 같음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애호를 드러내는 방식이 달라지기도 한다. 인간이 속한 단체의 규율과 제도, 사회생활은 우리의 취향을 숨기거나, 바꾸거나, 필요에 의해 싫어하는 척을 요구하기도 한다.

율러의 홈페이지를 다시 살펴본다. 컬렉션이 한 인간의 행적을 기록하는 자료처럼 편집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율러에게 옷은 누군가 자신의 환경과 타협하기도, 고집을 부리기도 하며 만들어 온 세계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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