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TE ORDEMN : Route : 3[γ] : Naïve Persistence

HARTE ORDEMN : Route : 3[γ] : Naïve Persistence

하르테올뎀의 세번째 여정


Description

하르테올뎀은 의복을 통해 불완전한 주체를 전제하고, 이를 결핍이 아닌 존재 조건으로 승인한다. 이 문장을 하르테올뎀이 걷고 있는 여정의 목표로 보자.

여정을 거듭할수록 하르테올뎀의 옷은 더 선명해지고,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계된다. 확장된 사이즈의 범위, 티셔츠와 바지에 더해진 자유롭게 연출 가능한 패널, 곳곳에 배치된 눈에 띄지는 않지만 밀도를 살리는 디테일은 하르테올뎀의 색을 분명하게 만든다. 하르테올뎀이 컬렉션을 ‘route’라고 부르는 점, 인간의 불완전성을 비대칭성과 불규칙한 리듬의 디테일과 패턴으로 구현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하르테올뎀은 한 ‘여정의 공동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르테올뎀은 옷의 완결된 형태를 강요하지 않는다. 착용자는 관찰과 시도를 거듭하며 스스로에게 알맞은 형태의 옷으로 조정해 입는다. 그런 점에서 착용자의 행위가 전제되며 성립되는 ‘과정 중심적 오브제’라는 말은 조형적 특성과 행위를 유발하는 지점을 설명하는 말에서 공동체 내부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장치로 확장된다. 공통적인 문법을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변형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르테올뎀이라는 무채색의 공동체는 그 안에서 여러 모습이 공존할 수 있는 틈을 크게 열어둔다.

이 지점에서 스타워즈의 만달로어인을 떠올려볼 수 있다. 만달로어인은 하나의 혈통으로 묶인 일반적인 종족이 아니다. 이들은 다양한 종족이 만달로어의 계율을 공유하며 형성된 사회적 집단에 가깝다. 이들을 만달로어인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가장 강한 표식은 갑옷이다. 만달로어인의 갑옷은 공통된 형식을 따르지만, 각자의 체형, 역할, 취향, 약점을 반영해 조금씩 다르게 제작된다. 즉 이들의 복식은 같은 문법을 공유하면서도 개인의 차이를 지우지 않는다.

만달로어인은 여러 분파가 있는데, 이 중 ‘워치의 아이들(Children of the Watch)’이 특히나 흥미롭다. 이들은 남들에게 헬멧을 벗은 모습을 보이는 것을 금지하는 규율을 따른다. 혼자 있을 때는 헬멧을 벗을 수 있지만, 타인 앞에서 자신의 맨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 규율은 만달로어인의 헬멧과 갑옷을 정체성을 가리는 동시에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하르테올뎀의 옷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읽을 수 있다. 하르테올뎀의 옷은 하나의 공통된 인상을 만들지만, 그것은 착용자를 동일한 ‘모습’으로 통일해 개성을 지우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착용자가 자신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같은 옷은 매번 다른 형태로 성립되며, 불완전성을 감추거나 보정하는 대신, 그 불완전성이 옷의 형태 안에서 드러나고 조율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만달로어인의 갑옷이 공동체의 표식이면서도 완전히 같은 갑옷이 없듯, 하르테올뎀의 옷 역시 공통된 형식을 공유하지만 완전히 같은 모습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각자의 불완전성에 따라 다른 형태로 조정되는 공동체. 하르테올뎀의 여정이 거듭될수록 옷이 더 많은 사람에게 열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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