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uma Bonding』

『Trauma Bonding』

지음  김청(김지현), 강화영, 권오혁, 차유진, 유나인

발행  CHEONG

발행일  2026년 06월

판형  210*210(mm)(본권) | 148*210(mm)(부권)

쪽수  176쪽(본권) | 104쪽(부권)

ISBN  9791199899315(본권) | 9791199899322(부권) | ISBN 9791199899308 (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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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ce range: ₩85,000 through ₩111,000


Description

Prologue 서막

Printed Trauma 인쇄된 외상

 

 

대부분의 기억은 양쪽 측두엽에 존재하는 해마에 기록된다. 개인은 과거를 재구성할 때 해마의 기억을 꺼내 발화한다. 그러나 트라우마적 사건, 나를 넘어서는 폭력을 마주하는 순간 뇌는 구동을 달리한다. 강한 공포와 각성이 발생하면 해마의 기능은 급격히 저하되고, 전두엽의 조절 역시 차단된다. 사건은 하나의 이야기로 묶이지 못한 채 기록 과정에서 탈선한다.

 

 

폭력이 앞설 때 기억을 주도하는 것은 편도체다. 편도체는 사건의 의미나 맥락이 아니라 “위험하다”는 정서적 신호를 각인한다. 시각·청각·후각 같은 감각 피질에는 장면의 파편들이 그대로 남고, 체성감각 피질과 소뇌에는 당시의 긴장, 움츠림, 통증, 도망치려던 운동 패턴이 저장된다. 자율신경계에는 심박, 호흡, 위장 반응 같은 생리적 각성이 조건화된다. 이 모든 정보는 언어화되지 않은 채 암묵기억의 형태로 흩어져 남는다.

 

 

즉, 트라우마적 기억은 우리에게 ‘과거의 회상’이 아니라 ‘현재의 재현’으로 현현한다. 특정 냄새, 소리, 자세, 관계적 분위기와 같은 단서가 주어지면 해마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편도체와 신체 회로가 활성화된다. 당사자는 무엇이 떠올랐는지 설명하지 못하지만, 몸은 이미 그 당시의 반응을 반복한다. 불안, 분노, 해리, 무감각이 이유 없이 솟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트라우마는 특정 뇌 부위에 저장된 기억이라기보다 신경계 전반에 분산된 흔적이다. 그것은 말로 정리된 기록이 아니라, 감각과 정서, 몸의 반사로 남아 이후의 삶을 조율하는 설정값에 가깝다. 그래서 트라우마는 해석이나 설명만으로는 풀리지 않고, 몸과 감각, 안전한 관계 안에서 다시 경험되고 재구성될 때에야 비로소 과거형이 된다.

유진과 나는 같은 월, 같은 날에 태어났다. 우리는 이유를 모른 채 사진에 찍히고 휩쓸리다 서로를 만났다. 유진이 처음 우리집에 발을 디딘 날, 그 날부터 나는 유진이 나의 자매, 친구, 언니, 딸, 목격자가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수많은 술잔과 밤을 지나, 우리는 트라우마를 “현현”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너와 나를 만나게 한 사진으로. 응시하고 또 응시하며 회복하고자 마음 먹었다.

 

유진과 나의 트라우마는 지배와 폭력, 규칙과 통제, 그리고 성적 대상화라는 맥락 안에서 다뤄진다. 물리적으로 신체에 남은 폭력과 물리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폭력, 그리고 회복, 그리고 나와 유진의 연대. 회복의 과정은 때때로 자기 파괴와 재발(relapse)을 수반한다. 유진과 나는 그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나는 유진의 곁에, 유진은 나의 곁에 있다.

 

그것을 담았다.

 

 


 

『강화영·권오혁·김지현·유나인·차유진』

 

“내가 궁금한 것은 애매한 믿음이 합작 촬영이라는 명분으로 굳건해져도 되는지다. 우리가 서로를 보지 않고도 호흡을 맞추는 것이나, 짜맞추듯 빈 곳을 찾아가거나 그 반대거나.”

 

카메라 앞에 서던 이들과 카메라 뒤에서 찍던 이들. 처음에는 프레임 안팎의 위치가 분명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경계는 모호해진다. 이제 누구도 한쪽에만 머물지 않고, 서로의 자리를 침범하고 삶의 일부를 나누며 새로운 관계로 옮겨간다.

사진집 『강화영·권오혁·김지현·유나인·차유진』은 카메라를 통해 고정된 역할과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이들의 기록이다. 흐려지는 경계 한가운데 서서, “우리는 과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를 묻는 여정을 담았다.


추가 옵션 〈포스터 3종〉

 

 

추가 옵션 〈엽서 3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