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TE ORDEMN : Distressed denim pants

HARTE ORDEMN : Distressed denim pants

Bio-washed denim 100%
Length 112 / 57 (cropped)
Front 35
Waist 39-49
Thigh 30.5
Hem 48 / 27.5 (cropped)

345,500

2 in stock


Description

처음 하르테올뎀의 김현진을 마주한 건 갤러리 샤워의 1주년 행사였다. 옷과책을 준비하면서 눈여겨보던 하우스 중 하나였기에, 먼저 인사를 건냈다. 옷과책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하우스의 구조를 묻자 답이 마치 준비된 것처럼 빨랐다.

 

지금은 하르테올뎀이 자리를 잡았지만, 당시에는 이제 막 시작한 시기였다. 그럼에도 스스로에 대한 분석이 이미 상당히 정리되어 있어 인상 깊었다.

 

하르테올뎀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게 된 계기는 이 바지였다. ‘Distressed Denim Pants’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과장된 기장, 러프한 워싱, 길이 조절이 가능한 지퍼는 기능적 효율보다 행위와 집중을 발생시키는 조건으로 작동한다. 착용자는 스스로 옷의 형태를 결정하며, 이 과정에서 옷은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상태에 놓인다. 이때 의복은 착용 행위라는 퍼포먼스를 매개로 완성되는 과정적 산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퍼포먼스는 하르테올뎀의 옷마다 설계된 ‘변형’ 구조를 통해 가능해진다. 김현진은 이런 변화의 과정을 하르테올뎀(Harte Ordemn)이라 명명한다. ‘Harte’는 ‘Hyper’와 ‘Tour’의 합성어로 고도로 집중된 과정이나 여정을 뜻하며, ‘Ordemn’은 ‘Order’에 어미 ‘-mn’이 붙은 말로 구조와 디자인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 즉, 하르테올뎀은 ‘내면에 대한 고도의 탐구’와 이를 통해 발견되는 구조적 질서를 의미한다.

 

이는 지속적 발전을 추구하는 김현진의 가치관과 맞닿아 있다. 그는 인간의 정체성을 하나의 완결된 형태가 아니라, 조각처럼 흩어진 상태에 가깝다고 말한다. 어떤 날은 단단하고 선명하지만, 다른 날은 불안하고 흐릿한 여러 파편들이 모여 인간을 이룬다. 하르테올뎀의 기이한 비대칭성, 불규칙함, 마치 잔존물 같은 해체주의적 디테일의 불완벽한 조합은 이런 인간관을 투영한다. 동시에 동시대 사람들의 불안함을 투사할 보편적 대상이기도 하다.

 

김현진은 하르테올뎀의 옷이 이용자에게 닿는 일이, 이용자가 스스로의 복잡성을 긍정하도록 손을 내미는 행위이자 동시에 자신을 긍정하는 행위라 이야기한다. 혼자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더불어 생존하는 방식을 제안하는 옷과책과 옷을 통해 분열적 인간을 긍정하는 손을 건네는 하르테올뎀은 어쩌면 같은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르테올뎀은 그만의 구심점과 지향점을 중심으로 인간의 불완전함을 노래하며 앞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이에 긍정하는 사람이라면, 함께 걸어볼 수 있을 것이다. 길은 이미 하르테올뎀이 닦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