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배의 가치』

『숭배의 가치』

글, 그림  오어진

편집  이여로

디자인  김희경

교정 도움  이원기

도판 제공  한국예술종합학교, 이현석, 오어진

 

쪽수  48쪽

판형  128*182(mm)

제작  지케이씨

제작 총괄  엔페이퍼(박수현)

제작 협력  더프레스(조철옥)

 

발행처 기획:1 

발행일  2026년 5월 11일

ISBN  979-11-966049-2-9(03810)

 

오어진 (b. 1997) 

한국 개신교 문화에서 성장한 개인의 역사와 예술 실기를 전공하면서 겪은 분열 속에서 종교, 믿음, 제의 형식을 시각 언어로 탐구해왔다. 지금은 기록학계에 몸담아, 생산과 기록을 순환하는 예술 아카이브 구축을 목표로 한다. 작가들의 디지털 컬렉션 구축 및 아카이브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기획, 번역, 기록 등 다각도의 예술 실무 활동을 병행 중이다.

17,000


Description

지겨울만큼 단란한 어느 개신교 가정의 내면으로 녹아들던 소설은, 그가 예술대학에 진학하며 두 갈래로 쪼개지기 시작한다. 처음 마주한 교회 밖 세상에서 그는 신앙과 무관해보이는 예술과 철학을 배우고, 교회에서 배척하던 퀴어 친구들을 만나고, 재개발 철거 반대 현장에서 올리는 예배에 참석하면서 “두 곳 중 한 곳을 고르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강박에 시달”린다. 하지만 “신을 단호하게 믿거나 단호하게 무시할 수 있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던 그 순간, 역설적이게도 그는 “숭배의 가치”를 발견한다.

 

『숭배의 가치』는 97년생 저자의 자전소설로, 한국에서 개신교인 정체성이 형성되는 자문화기술지(auto-ethnography) 혹은 오토픽션(auto-fiction)이다. 그 정체성은 ‘대형교회’라는 커뮤니티, 혹은 ‘개신교’라는 신앙에 하나로 묶여 있는 듯 보이지만, 경험의 갈래 속에서 투병과 돌봄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교회와 관계 맺고 있다. 또한 그 신앙의 형성에는 거창한 교리보다 할아버지가 사주던 호두과자의 맛, 병실에 울려 퍼지던 낮은 운율의 찬송가, 교회 광장에서 빛나던 트리 같은 사사로운 감각들이 자리하고 있다.

 

『숭배의 가치』(2026)는 저자가 번역한 학술서 『가쿠레키리시탄』(2026) 과 연계된 출판 기획이다. 16세기 일본에 전파된 기독교가 박해를 피해 오랜 위장을 거쳐 “가쿠레키리시탄”이 되었을 때, 이들의 신앙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냐는 신학적 문제가 제시되었다. 두 책은 일본과 한국이라는 지리적 차이, 몇백 년이라는 시간적 차이, 박해의 극렬함과 일상의 미지근함이라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의 내부와 외부를 구별짓는 ‘낯선 이들’을 마주하려는 타자적 신앙을 그려나가고 있다. 

 

미술작가 겸 기록학 전공자 오어진은 이 소설을 쓰면서 2021년 개인전  《트리-트리-트리》, 학부졸업전 《안녕을 위한 베타테스트》를 치르며 2025년까지 작업을 이어왔다. 본문 용지로는 사용하지 않는 모시종이로 본문과 표지의 구분 없이 만들어진 이 책은, 시각 언어로 신앙의 문제를 다루고자 했던 저자의 작업들을 캔버스와 같은 직물 질감의 지면 위로 불러와 전시하고 있다. 그렇게 책의 좌면에는 소설이, 책의 우면에는 이미지가 병기된 책의 구조는 기성 종교 집단의 언어로 말할 수 없는 스스로의 신앙을 궁구하는 소설의 내용과 공명하는 동시에, 문학과 조형예술이 기성 예술 제도의 바깥에서 스스로의 채널을 만들어 나가는 형식과도 공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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