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CHI : White bandage tights

GOCHI : White bandage tights

30 데니아의 얇게 비치는 보랏빛 회색 배경에 붕대가 감겨있는 디자인

 

이상하리만치 익숙한 새로운 피부

28,500

5 in stock


Description

“스타킹 브랜드요?”

 

처음 성은림이 무얼 하는 사람인지 들었을 때 내 반응이었다. 순간 머릿속에 그동안 봤던 수많은 스타킹이 스쳐 갔다. 떠오르는 것 중에 어떤 하나를 만드는 사람이겠거니, ‘실루엣을 건드릴 수 없는 스타킹을 다룬다면, 색을 특이하게 쓰거나 문양을 사용해서 타투스럽게 표현은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다음 성은림을 마주한 곳은 갤러리 ‘상히읗’에서 진행한 임다울의 개인전이었다. 패션 쪽에서 일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미술에도 관심이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고치(gochi) 페이지를 살펴본다. 그는 스타킹을 캔버스 삼아 회화를 한다. 기존의 몸을 지지체 삼아 존재해 온 스타킹은 기능적으로 내복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고, 몇 가지 색을 다리에 덧대면서 ‘아무것도 없는 신체’를 가려주는 역할을 해왔다. 고치는 단순하게 문양을 더해 다리를 어떤 ‘화려한 패턴의 셔츠를 입은 신체’와 비슷하게 연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스타킹은 다른 피부를 얻는 듯, 어떤 신체에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데, 단순하게 새로운(new) 피부가 아니라 원래부터 이런 피부를 가지고 살아온 듯한 ‘상태’를 획득하는 것에 가깝다.

 

그는 현재 운영하는 브랜드 ‘고치’뿐만 아니라 ‘해체’라는 이름으로 타투이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둘의 시작점은 미술이다. 그는 자신이 만든 이미지들이 ‘걸어 다녔으면’ 하는 생각에서 처음 타투를 시작한다. 타투가 가지고 있는 ‘한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이미지’라는 속성에서 벗어나 여러 사람에게 닿을 수 있는 ‘스타킹’에 이르게 된다. 그는 음악이 관객과 맺는 관계에 주목하면서 또 다른 분절된 세계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세계에 덧대어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그래서 고치(gochi)의 스타킹은 데니어가 낮고, 언뜻 보면 ‘원래 이런 피부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 살아가면서 생긴’ 상흔과도 같은 자국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요소는 기존의 ‘소모품’으로만 사용되었던 스타킹에서 벗어나 시간이 흘러 헤지게 되더라도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스타킹이란 존재를 형성하며, 이는 스스로에게 내재된 변화에 대한 강한 욕망이 투영된 것이다. 인생에서 계속 분절점을 만들어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하면서 발전하는 소위 말하는 ‘욕심 많은 사람들’의 작동 방식과 그의 스타킹이 같다는 것.

 

고치는 다른 브랜드와 협업을 하기도 하고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기도 하면서 자라고 있다. 그 고치 안에는 무엇이 있을지, 고치가 부화되는 순간이 궁금하다.

 


‘The aesthetics of See-through and deconstruction, my adorable betrayals, the story of the second chapter’
누에는 나방이 되기 위해 흰 실을 입에서 뽑아 몸을 감는다. 두번째 생에 대한 질긴 갈망은 가는 실로 단단한 고치를 짓게한다.
누에는 그 속에서 자신의 세포 중 일부를 죽이고 새로운 몸으로 태어난다.
변화는 가장 바깥으로 나아갔을 때가 아닌 가장 내부로 침투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고치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스스로에게 행하는 다정한 배반이다.
고치(Gochi)는 자신의 내부로 침잠하여 기존의 경계를 부수고 거듭 새로 태어나고자 하는 이들,
끊임없이 허물을 벗고 새로운 무늬를 사냥하는 이들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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